김치 프리미엄(Kimchi premium)
1. 개요
한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가를 뜻하는 단어. 해외 거래소보다 높을 경우 "김치 프리미엄이 끼어 있다." 비슷한 정도로 낮아질 경우 "김치 프리미엄이 빠졌다."라고 표현한다.
본래 암호화폐에서만 쓰이는 말이었으나 금 거래에도 종종 등장하는 등 용례가 확장되고 있다.
2. 상세
2017년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암호화폐 붐이 일면서 유행한 신조어이다. 구글 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으며, 다른 의미의 "한국 프리미엄"만이 쓰였다. 2017년 5월 땡글이라는 암호화폐 전문 커뮤니티에서 한 사용자가 시세 정보를 알려주는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처음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정착되기 시작했다. 이후 "코인원 채팅방" 및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에서 "김프"라고 줄여 부른 단어가 크게 유행하면서, 다른 투자자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그렇게 암호화폐 거래자들 사이에서만 주로 쓰이다가, 2018년 1월 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단어도 사용해 일반인들에게도 꽤 알려지게 된다. 보다 공식적으로는 한국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나, 다른 증권거래와 달리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프"라는 단어가 더 널리 쓰이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일본인이 한국에 입국하여 비트코인을 팔아치워, 금괴 68kg(약 41억 원)을 가지고 출국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기사
참고로 김프와 반대로 해외 거래소의 시세가 더 높으면 역(逆)프가 끼었다고 한다.
e스포츠에서도 가끔 쓰이는 단어이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e스포츠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상대팀보다 한국인 선수가 더 많은 e스포츠팀을 "김치 프리미엄"이 끼어있다고 표현한다. 주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3. 원인
가장 큰 원인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내의 높은 수요 + 사실상 막혀 있는 재정거래(arbitrage)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국가간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즉시 차익을 노리고 싼 데서 사서 비싼 데서 파는 재정거래가 발생하므로 곧 가격차이가 해소되게 마련이다. 직접 실물이 오가야 하는 것도 아닌, 온라인상에서 모든 것이 처리 가능한 암호화폐라면 특히 더 쉬워야 정상이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은 외국인 거래가 막혀있으며, 거래소가 유동성을 공급하는것도 불법이며, 외화를 이용해 외국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것 또한 외화유출및 환치기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를 시도하기도 한다. 바로 프리미엄이 낮을때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외국 거래소에서 달러로 바꿔두고, 프리미엄이 높을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들여와 원화로 바꾸는 형식. 커뮤니티에서는 보따리꾼이라고도 한다. 해당 방법은 환율 및 전송시간, 거래소 신뢰도 등으로 무위험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익이 난다고 알려져있으며, 이런 거래로 인해 프리미엄이 일정 수치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2018년 초에는 엄청난 자금 유입으로 인해 보따리꾼들이 전부 원화로 바꿨음에도 프리미엄이 치솟아 한때 60%에 달한적도 있었다.
3.1. 수요측
3.1.1. 투기세력의 자금 유입
국내 투기세력은 사실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넘어온 자금들이다. 중국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규제로 거래를 차단하니 제일 가깝고 당시 규제가 전무했던 한국으로 자금이 몰렸다. 이후 실명확인 계좌가 도입되고 거래소에 대한 돈세탁 및 고객확인 감시가 강화되며 투기자본이 빠졌고, 프리미엄은 0% 수준으로 떨어졌다.
3.1.2. 개인들의 자금 유입
2017년 11월~12월간 비트코인을 필두로 모든 코인의 시세가 급등하여 많은 투자자들이 떼돈을 벌자 소문을 듣고 엄청난 개인자금들이 앞다투어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도 안해본 경우가 많았고 무조건 국내거래소에서 시장가 매매를 하는 행태로 시세 상승을 견인했다.
이후 정부에서는 피해를 우려하여 가상계좌 신규발급을 불허하였고 급격한 조정이 시작되고 다시 썰물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프리미엄도 하락하였다.
3.1.3. 지하 자금 유입
국내에 숨어있는 개인과 기업의 비자금, 그리고 지하경제의 거래가 비트코인으로 대체되면서 상당수의 자금이 코인시장으로 유입되었다는 관측이 있다.
3.2. 공급측
3.2.1. 국내 채굴업자 부족
한국은 외국에 비해 채굴업자가 거의 없어서 제대로 코인공급이 안된다. 중국이나 미국처럼 자체 공급망이 있어서 코인을 충분히 시장에 공급해줘야 하는데 그게 지금 안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거래소들은 비트코인은 물론이고 다른 코인들까지 모두 물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에 채굴업자가 거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 세계 각국의 비트코인 채굴 원가를 비교한 2018년 2월 15일자 뉴스를 보면 압도적인 세계 1위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이 1차적 원인이지만, 농.공업용 전기는 사실 꽤 싸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일반 주거용 전기요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일부 보전해주는 셈. 그리고 채굴에는 당연히(...) 공업용 전기를 쓸 수가 없으며, 이를 어겼다가 적발된 케이스가 종종 뉴스에 뜨기도 한다.
3.2.2. 외국인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 불가
외국인들이 한국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보니 외국에서 유입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체 생산도 안 될 뿐더러 유통까지 막혀있는 갈라파고스 같은 상태인 것이다. 투기세력이 한 번 흔들어주거나 수요가 급증하면 거품이 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4. 해결책
재정 거래를 전면적으로 풀어주는 방법과 국내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2018년 4월 기준 후자의 방법을 통하여 김치 프리미엄을 해결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입금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고 신규 가상계좌를 발급하지 않으니, 수요가 있더라도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가 없다. 하지만 2018년 초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근본적인 원인은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재정거래 전면 허용은 가능성이 희박했다. 정부 입장에선 빼도박도 못하는 외화 유출이기 때문. 외환 위기 사태로 크게 데인 경험이 있는 한국 정부가 이를 두고 볼 리가 없었다.